두산중공업이 수주한 필리핀 수빅 석탄화력발전소의 위치. /제공=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이 필리핀에서 9,500억원짜리 대형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석탄발전소에 이어 하반기 두산중공업이 연이은 수주 실적을 쌓는 모양새다. ★본지 10월10일자 13면 참조
두산중공업은 필리핀 민간발전사업자인 레돈도 페닌슐라 에너지와 8억5,000만달러(약 9,500억원) 규모의 ‘수빅 레돈도’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7일 1조원 규모의 사우디 파드힐리 프로젝트 수주에 이어 1주일만에 거둔 성과다. 수빅 레돈도 발전소는 총 2기로 구성되며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30km 떨어진 지역에 짓는. 설계·제작·시운전(EPC) 일괄 공사다. 1호기는 연내 착공, 2호기는 내년부터 건설에 돌입한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가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300MW급 친환경 순환유동층(CFB) 보일러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필리핀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사업을 추가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다. 알스톰 등 소수 기업만 기술을 보유한 CFB보일러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쓰이는 보일러와 달리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같은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처음으로 해외 대형 CFB 보일러를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두산중공업이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얻은 결실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독일 렌체스(현 두산렌체스)를 인수해 CFB 보일러 원천기술을 인수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1조원이 넘는 CFB 보일러 사업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수빅 발전소를 발판삼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르게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필리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필리핀 에너지부가 발표한 ‘2030년 전망’을 보면 필리핀 전력 소비량은 연평균 5%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약 15GW에 달하는 발전소가 발주되고 이중 30~40%는 CFB 기술이 적용된다는 게 필리핀 정부의 견해다.
김헌탁 두산중공업 EPC BG장(부사장)은 “필리핀 최초의 300MW CFB보일러 도입이었던만큼 현지 정부의 정밀한 심사를 거쳤다”면서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필리핀 시장 공략 확대를 위한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