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1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와 감독 사이에는 어떠한 갈등도 없습니다.”
경기에 패한 책임을 선수 탓으로 돌려 물의를 빚은 울리 슈틸리케(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의 불화설을 적극 부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인천공항 귀국 인터뷰에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선수들과 얘기를 나눠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았다. 선수들도 내가 어떤 의도로 세바스티안 소리아(카타르)를 언급했는지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 4차전에서 졸전 끝에 0대1로 진 뒤 슈틸리케 감독은 12일 “우리에게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몇 시간 뒤 인터뷰를 자청해 “소리아에 대한 특징을 분석해 잘해보자는 의미였는데 잘못 전달된 것 같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는 감정이 올라와 그런 경우가 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인천공항에서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소리아 한 명이 한국 수비를 힘들게 했다. 이란전을 하루 앞두고 지동원을 따로 불러 ‘네가 소리아보다 스피드와 제공권, 발기술이 더 좋다’고 동기부여를 했다”며 “소리아를 언급했던 것은 카타르전에서는 후반 초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역전승을 일궜는데 이란전에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설명을 하다 보니 소리아를 언급하게 됐다”고 다시 한 번 해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 수비수 장현수를 계속 오른쪽 풀백에 기용하는 전술에 대해서도 “양쪽 풀백 차두리와 김진수가 대표팀에서 나간 후 대체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현수는 중앙 쪽에 기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거세진 경질론을 의식한 듯 “내 거취와는 별개로 선수들이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면 좋겠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년 동안 10명의 감독을 선임했고 한 명당 평균 재임 기간은 15개월이었다. 새 감독을 선임한다고 해서 당장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며 10명의 감독이 바뀌었을 때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최종 예선 A조 3위(2승1무1패·승점 7)로 밀려난 한국은 다음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