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환불,교환 촉진할 대안들
“제 갤럭시노트7을 계속 써도 괜찮을까요?” “아니요. 현재 갤노트7을 사용하고 있으시다면 제발 전원을 즉시 끄시고 갤노트7 교환 및 환불 프로그램에 동참해주세요.”
삼성전자가 발화 위험으로 인해 갤노트7에 대한 단종 및 전량 교환·환불 조치를 취한 후 자사 영문 홈페이지에 소개한 고객 상담 내용이다. 접수된 고객문의 사항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대표 사례를 소개한 것이다. 폭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교환이나 환불 받지 않고 갤노트7를 더 쓰겠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어서 삼성전자와 정부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교환·환불 개시 이틀째인 14일 정오 무렵에도 국내의 삼성전자 고객센터와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 판매점들에서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싶을 정도로 교환·환불 접수가 한산했다. 서울 을지로 일대의 한 이통사 판매점 관계자는 “가끔 전화로 보상 절차를 묻는 분들은 있는데 실제 방문객은 별로 없었다”며 “갤노트7에 대한 애착이 강하거나 이를 대체할 만한 성능의 제품이 현재로서는 타사에도 거의 없다 보니 고객들이 교환을 미루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말까지인 갤노트7 교환·환불 기한이 신형 고성능폰인 ‘갤럭시S8(가칭)’이 출시될 내년 3월 말 무렵까지 연장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기한 연장은 전혀 검토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갤노트7을 사랑하는 고객들의 성원은 고맙지만 소비자를 사고 위험에 방치하는 ‘안전불감증’을 보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인 국가표준기술원 역시 이에 대해 “소비자 안전 확보라는 리콜 조치를 최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혀 기한 연장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시사했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연내 교환 및 환불의 고객 동참을 완료하기 위한 대안들이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우선 갤노트7에 적용돼 히트를 쳤던 ‘블루코랄’ 색상을 갤럭시S7 시리즈에 적용해 이르면 이달 출시하는 방안이다. 갤노트7을 계속 쓰고 싶어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가 블루코랄에 대한 애착이 있음을 감안한 대안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갤노트7 제품에 지속적으로 교환·환불 공지를 보내는 방법이 꼽힌다. 이 밖에 갤노트7 제품의 소프트웨어를 강제로 업그레이드해 배터리용량 등을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소비자 자율권을 침해하는 법리적 문제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국표원 등 정부 당국이 갤노트7의 소비자 사용중지 및 강제수거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부 당국자는 “명령조치는 (사용중지 권고 등의 기존 조치가) 이행되지 않았을 때 내리는 것”이라며 아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