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2라운드 9번홀에서 퍼팅을 마친 뒤 갤러리를 향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버디 퀸’ 박성현(23·넵스)의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박성현은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4.6개의 압도적인 버디 사냥 능력을 자랑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다. 국내 7승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박성현은 14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계속된 미국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2라운드에서 버디를 9개나 뽑아내며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 65타를 쳤다. 이븐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한 전날과는 완전히 달라진 플레이를 펼친 그는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 공동 30위에서 공동 3위로 수직 상승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두에 나선 브리트니 랭(미국·10언더파)과는 3타 차. 전날 선두였던 한국계 앨리슨 리(미국)가 1타 차 단독 2위(9언더파)에 자리했고 크리스티 커(미국)가 공동 3위로 박성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박성현은 첫 홀 버디를 11번홀(파4) 보기로 맞바꿔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지만 그린 빠르기에 적용하는 데에는 3개 홀이면 족했다. 13번홀(파5)부터 버디 행진을 펼쳤다. 15번홀(파4) 버디에 이어 17번(파3), 18번(파5), 후반 1번홀(파4)에서 2m 안쪽의 퍼트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2, 3번홀에서 숨을 고른 박성현은 4번(파4), 5번(파5), 6번홀(파4)에서 다시 한 번 3연속 버디를 엮었다. 특히 5번과 6번홀에서는 특기인 장타력이 돋보였다. 240~250m의 비거리로 각각 워터해저드와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을 넘기는 공격적인 드라이버 샷을 날려 손쉽게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전날 2타를 잃었던 8번홀(파3)에서 3퍼트로 두 번째 보기를 범한 게 아쉬운 장면이었다. 두 차례나 3연속 버디를 기록한 박성현은 “그린 플레이가 잘 돼 스코어가 잘 나온 것 같다”면서 “지난해 이 대회 첫날 10언더파 62타로 코스레코드를 세운 좋은 기억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인경(28·한화)도 카린 이셰르(프랑스)와 함께 공동 5위(6언더파)에 올라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김인경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6년의 LPGA 투어 우승 갈증을 씻고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최근 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김민선(CJ오쇼핑)도 이날만 5타를 줄이며 공동 7위(5언더파)로 점프, 남은 이틀 동안 우승에 도전할 채비를 했다. KLPGA 투어 시즌 2승이 있는 조정민(문영그룹)과 지은희(한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렉시 톰프슨(미국)도 공동 7위에 자리를 잡았다.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이틀째 타수를 줄이지 못해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과 함께 공동 33위(이븐파)에 머물렀고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공동 47위(2오버파)에 처졌다. 이날 박성현과 전인지가 동반한 경기에는 평일에도 3,000여명의 갤러리가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영종도=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