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5조원대 베트남·泰시장 정조준

베트남 콘텐츠사 블루그룹 인수
泰 트루비전스와 합작법인 설립
드라마·예능 현지 리메이크 박차

(상단) 김성수(왼쪽) CJ E&M 대표가 1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베트남 유력 콘텐츠 제작·광고대행사인 ‘블루그룹’과 인수 계약을 맺은 뒤 레 티 뚜이 응아(Le Thi Tuy Nga ) Blue Group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CJ E&M (하단) 김성수(오른쪽) CJ E&M 대표가 12일 태국 방콕에서 태국 종합미디어사업자 ‘트루비전스’와 함께 합작법인 ‘TRUE CJ CREATIONS’을 출범하기로 한 뒤 수파킷 체라바논트(Soopakij Chearavanont) 트루비전스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CJ E&M
CJ E&M이 태국·베트남 시장에서 잇따라 기업사냥, 합작투자를 단행하며 총 5조원대 규모의 현지 방송콘텐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앞으로 4년내에 세계 10대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의 일환이다.

CJ E&M은 최근 베트남 유력 콘텐츠·제작 광고대행사인 ‘블루그룹’을 인수해 ‘CJ블루코프’로 재출범을 시킨다고 16일 밝혔다. 또 태국의 종합미디어사업자 ‘트루비전스’와 공동 투자를 통해 합작법인인 ‘트루 CJ 크리에이션’을 설립한다고 덧붙였다.

블루그룹은 해당 업계에서 현지시장 점유율 3위 업체며 연간 8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CJ E&M의 인수가격은 비공개이지만 수백억원대 수준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CJ E&M은 CJ블루코프 인수를 발판으로 삼아 기존의 한류 드라마, 예능 콘텐츠 및 관련 캐릭터 등 지적재산권(IP) 상품들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구미에 맞도록 리메이크해 현지에서 유통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광고 상품에 대한 기획, 효과를 분석해 광고 매출 증대효과도 기대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CJ E&M은 스튜디오 등 콘텐츠 제작 기반 시설 투자를 한층 늘리기로 했다.


CJ E&M은 태국에서도 트루CJ크리에이션을 통해 현지화한 콘텐츠 제작,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합작을 통해 한층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된 트루비전스는 연매출 60조원으로 태국 재계 1위인 ‘CP그룹’ 산하 통신·방송 계열사인 ‘트루그룹’의 자회사다. 양사는 지난 4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함으로써 양사는 뷰티 예능 ‘겟잇뷰티’, 드라마 ‘너를 기억해’ 등의 IP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현지에서 방영하기로 합의했다. 2021년까지 총 10개 이상의 콘텐츠를 현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CJ는 그동안 홍콩 지사를 통해 아시아 10여개국에 한류 콘텐츠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보다 현지화된 콘텐츠 제작이 뒷받침돼야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본격적인 현지 법인 설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국,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인구 규모가 비교적 크고, 방송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시장으로 꼽혀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방송 시장성장률은 태국에서 6.3%, 베트남에서 9.3%를 기록했다. 2019년 방송시장규모를 보면 태국이 42억5,300만달러, 베트남이 11억5,1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류 콘텐츠들은 이미 이들 두 국가에서 성공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국내 영화인 ‘수상한 그녀’를 현지화한 영화 ‘내가 니 할매다’는 베트남에서 최고 흥행한 영화로 집계됐다. 태국에서는 미용성형 예능 ‘렛미인’을 태국판으로 제작해 평균 시청률 4.5%를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태국판 렛미인은 올해 11월 시즌 2를 방영할 예정이다.

김성수 CJ E&M 대표는 “2020년까지 글로벌 Top 10 문화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CJ E&M은 국가별 핵심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글로컬라이제이션 (Global+Localization)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베트남 블루 그룹 인수 및 태국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CJ E&M은 베트남 및 태국에서 콘텐츠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으며 인접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해 아시아 일등 콘텐츠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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