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급 장인이 드라이버 헤드 목형을 수작업으로 깎아 만드는 모습. /사진제공=혼마골프
“2012년 말 우리는 기술력에 큰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장비를 사용해 ‘상금퀸’이 될 인물을 찾고 있었고 이보미 선수가 전적인 신뢰를 보여 ‘윈윈’을 위한 후원계약을 맺었습니다.”이토 야스키 혼마골프 사장은 일본여자골프 최고 인기스타인 ‘보미짱’ 이보미(28)와의 인연을 들려주며 이보미가 혼마의 판매율과 인지도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는 말과 함께 활짝 웃었다.
당시 이보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 계기는 사카타 공장 방문이었다. 1981년 일본 야마가타현에 세워진 이곳은 혼마골프의 기술 심장부다.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생산이 대세지만 혼마는 ‘메이드 인 재팬, 사카타(Made in Japan, SAKATA)’ 표시를 클럽마다 새겨넣으며 모두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다.
일본 야마가타현 사카타 공장 내 R&D센터의 드라이빙 레인지. /사진제공=혼마골프
16만㎡가 넘는 부지에는 17개동의 공장 건물이 들어서 있다. 연구개발(R&D) 센터와 클럽을 시험해볼 수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도 갖췄다. 규모보다 더 놀라운 것은 360여명의 숙련공 가운데 200여명이 20년 넘게 한 가지 공정에서 일하고 있는 장인들이라는 사실. 이곳에서는 드라이버·아이언·웨지·퍼터의 헤드 디자인과 제작·도색 등 클럽과 카본 샤프트 생산 전 과정이 사람의 손으로 이뤄진다. 예술 같은 장인의 혼(魂)과 기술이 융화되는 과정이다. “장인들의 기술을 살린 ‘셀 라인 방식’으로 생산해 재고 부담이 없고 짧은 시간에 원하는 클럽을 1개 단위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이토 사장의 설명이다. 프로나 열정적인 아마추어 골퍼의 요구에 즉각 대응해 클럽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과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김성남 혼마골프 한국지점 마케팅본부장은 “아이언 한 자루를 만드는 데에 120여명의 손길을 거치게 된다”면서 “이 때문에 사카타 공장에서는 하루 1,000~1,200자루, 한 달 3만~3만6,000자루만 생산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사카타 공장은 기술력에 사람의 감성을 담아 감동을 전달한다. 클럽 헤드 디자인에 컴퓨터를 이용하는 대신 이곳에서는 나무를 깎고 다듬어 목형을 만들고 이것으로 헤드의 틀을 만든다. 아름다우면서 성능도 극대화해야 하는 헤드 모델링은 장인들 중에도 베테랑급이 할 수 있는 고난도의 작업이다. 팀 혼마 소속 선수들은 매년 한두 차례 사카타 공장을 방문해 클럽 생산 공정을 견학하고 현장에서 자신의 클럽을 맞춘다.
이토 사장은 “혼마골프 특유의 강점인 개발력과 제품력은 사카타의 장인들에 의해 계승된다”면서 “여기에다 새로운 기술과 공법이 더해지면서 프로를 비롯한 골퍼들의 세밀한 니즈에 부응하는 클럽이 탄생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지점에도 사카타 공장의 장인이 상시 근무하며 일본에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