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선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급속이 사그라지며 시장 예측에 실패해, 허니버터칩이 앞서 생산시설 증설과 동시에 인기가 추락했던 ‘팔도 꼬꼬면’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10일, 해태제과는 상장을 불과 하루 앞두고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허니버터칩 제2공장 준공 사실을 보도자료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보도자료에서 해태는 “품귀 현상이 여전한 허니버터칩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며 “풀(100%) 가동되면 허니버터칩 공급량은 1일 1만5,000 박스에서 3만 박스로, 월 생산량도 75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두 배가 된다”고 선전했다.
또 “공장 증설로 단숨에 연 매출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브랜드로 올라설 것”이라며 연간 매출 ‘2,000억 원’ 가능성도 직접 언급했다. 그러나 이후 5개월여가 지난 지금, 허니버터칩의 현실은 해태의 기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태에 따르면 현재 1, 2공장에서 생산하는 허니버터칩의 월 매출은 1공장만 가동했을 때(75억 원)보다 불과 4억~5억 원 정도에 그쳤다.
시중 소매 현장, 개별 유통 채널에서도 허니버터칩의 매출은 ‘전성기’보다 급감했다. 3대 편의점 중 하나인 A 편의점에서 지난 9월 허니버터칩 월 매출은 2015년 6월 최고 매출의 43% 수준에 불과했다. 1년여 만에 무려 60%나 허니버터칩 수요가 축소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해태제과가 주식 상장에 앞서 강조했던 ‘간판 품목’ 허니버터칩 증설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실망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허니버터칩 증설 홍보 등에 힘입어 해태제과(상장 종목명 해태제과식품) 주가는 5월 11일 상장 후 7일 만에 공모가(1만5,100원)의 4.5배에 이르는 6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계속 내리막을 달려 18일 종가 기준 1만9,600원까지 추락했다. 불과 5개월 만에 주가가 71%나 빠져 무려 1조4,000억 원(1조9,800억-5,707억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간 셈이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현재 해태제과 주식의 외국인 지분율은 0.7%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허니버터칩 수요가 생각보다 늘지 않자, 현재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증산 목적으로 지은 문막 제2공장의 잉여 설비를 통해 ‘생생칩’ 등 다른 감자 스낵 제품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이 그래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며 “올해 예상 매출 1,4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해도 1천억 원(소비자 가격 기준)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