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업체인 인터베스트의 ‘2016 바이오산업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설립돼 이제 막 돌이 지난 브릿지바이오는 올 들어 145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KTB네트워크·HB인베스트먼트·KB인베스트먼트·LB인베스트먼트·SV인베스트먼트·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각각 20억원, 라이프코어파트너스가 15억원, 인터베스트가 10억원을 투자하며 브릿지바이오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LG생명과학(옛 LG화학) 출신의 이정규 대표가 설립한 브릿지바이오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시험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미국 바이오벤처의 3분의1가량이 이 같은 모델을 도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업계에서도 각광받는 모델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염증성 면역질환 치료물질인 ‘BBT-401’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나서는 등 든든한 실탄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표적항암제 개발업체인 압타바이오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SCM생명과학, 유전체 교정 전문업체인 툴젠, 면역항암제 항체 개발사인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4곳이 올해 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벤처캐피털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인터베스트를 비롯한 벤처캐피털로부터 1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와 2014년 ‘간암 신규 타깃 및 항체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LG생명과학에서 항체 치료제 팀장으로 일하며 관련 노하우를 쌓았던 박영우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현재 7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박범찬 와이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올해 말까지 추가적인 자금을 유치해 연구개발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툴젠의 경우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 간의 기술수출계약 파기 이후 업계 전반이 ‘바이오 거품론’에 직면한 이달 중순에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남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이외에도 2월 한화케미칼 출신들이 창업한 ABL바이오가 9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등 신설 벤처에 대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올 들어 비상장 바이오업체가 투자받은 금액은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며 상장사까지 합할 경우 2조원 규모”라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같은 정부와 민간 간의 협력 성공 사례가 나타나는데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데이터 신뢰성이 올라가면서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