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근 경위
경찰 인생 16년을 봉사활동과 함께한 경찰관이 화제다.정읍경찰서 이평파출소 소속 최재근(44·사진) 경위다.
최 경위는 전북경찰청으로 발령받은 지난 2000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근무지를 제주도로 옮기고도 봉사활동을 이어갔지만 생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최 경위의 자녀가 뇌 병변 판정을 받는 불의의 사고가 터졌다. 보름가량 병원에 입원한 아이를 보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은 최 경위는 그 후로 더는 아이들을 위한 봉사를 할 수 없었다.
최 경위는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 아이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어쩔 수 없이 주로 어른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 후 남제주요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른들을 위해 주로 목욕봉사를 했다. 그곳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어느 날 최 경위를 손주처럼 아낀 한 노인이 죽기 전 소원이라며 “오일장을 돌아나 다니고 싶다”고 간곡히 말해 나들이를 함께했다. 최 경위는 어르신의 얼굴에 환하게 번진 미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 노인은 “손주처럼 생각되니 받으라”며 최 경위에게 현금 3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최 경위는 “돈은 받지 않았지만 그만큼 어른들에게는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껴 더욱 성심성의껏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경위는 근무지를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남원경찰서로 옮긴 뒤로는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온 다문화가정을 꾸준히 찾아가 아이들을 위로하고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최 경위의 헌혈 횟수는 지금까지 모두 118회다. 최근 백혈병 환우에게 헌혈증 50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최 경위가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한 횟수는 대충 헤아려도 1,000회가 넘는다.
현재 마라톤으로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하는 최 경위는 힘닿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 소망이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