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 최태헌 VS 서양무용 윤전일… 서울시무용단 창작극 '신시'서 호족장역 맡아 '二色 춤 배틀'

최태헌
작년 이어 두번째 연기
웅녀와 못 이룬 사랑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표현할 것
윤전일
한국무용에 전공인 발레 녹여
웅녀에 대한 순정을 사랑스런 캐릭터로 매력 어필해야죠

춤극 신시 출연 서울시무용단 무용수 최태헌 ./송은석기자
지난해 초연한 서울시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신시(新市)’가 올해는 더욱 화려하고 스펙터클하게 재단장을 하고 오는 27~28일 양일 간 관객 앞에 선다.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발레 등 외부 스타 무용수들로 구성된 외부팀과 서울시무용단이 출연하는 내부팀으로 나뉘어 서양무용과 한국무용이 ‘춤 배틀’을 펼친다는 점. 특히 외부팀과 내부팀에서 호족장 역을 맡은 스타 발레리노 윤전일과 ‘아이돌급 스타’ 무용수 최태헌의 매력 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1987년생 동갑내기 무용수 윤전일과 최태헌을 공연을 앞두고 서울경제신문이 만나 ‘배틀’이 껄끄럽지 않냐고 묻자 윤전일은 “전혀 부담감이 없다. 죽자사자 하는 대결이 아니다”라며 “저희 팀이든 태헌 씨네 팀이든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기를 바라는데 저희들의 대결이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반면 최태헌은 “다른 장르의 무용과도 대결하는 경쟁 구도를 즐기고 있다”며 “‘티켓파워’에서는 우리 팀이 조금 밀리지 않을까 하지만 이 역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춤극 신시 출연 발레리노 윤전일./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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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족장은 웅녀를 사이에 놓고 환웅과 대결하는 인물로, 환웅이 부드러운 캐릭터라면 호족장은 얻지 못한 사랑에 대한 분노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 외모 등을 보면 호족장 역은 윤전일보다 최태헌이 적격이겠다며 은근히 경쟁심을 부채질해 봤더니 윤전일은 “호족장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은 인물인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하고 난폭해지는데 철없어 보이지만 순정이 가득하다. 감정 조절은 잘 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표현해낼 것”이라며 펄쩍 뛰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제가 좀 잘생겼잖아요”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에 질세라 최태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족장 역을 맡았기 때문에 당시 공연 때 미흡했던 점을 보안하면 아무래도 두번째 공연을 하는 제가 캐릭터 해석력도 깊이가 있지않겠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와 한을 담아서 더욱 강하고 사랑 앞에서 더욱 드라미틱한 감정을 표출하는 호족장을 연기할 것”이라는 다짐도 덧붙였다.

80 명의무용수들이 만들어내는 군무가 장관인 ‘신시’인 까닭에 주역 무용수들과 군무 무용수들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최태헌은 “서울시무용단 6년 차로서 선후배들과의 저의 호흡은 외부팀에 비해 장점”이라며 “주역 무용수들은 군무 무용수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무대에서 더욱 활력이 넘친다”고 강조했다. 윤전일은 “군무팀과의 작업이 처음이지만 조화롭게 춤을 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 전공인 발레를 조금은 포기하고 감정 처리나 동작을 한국무용에 맞춰 조금은 변형을 해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결 구도로 몰아넣었지만 동갑내기인 두 무용수는 이번 공연을 통해서 친한 친구가 됐다. 서로의 매력을 꼽아달라고 하자 윤전일은 “최태헌은 평소에 말이 없고 한국무용수만이 가진 무게가 있다”며 “묵직한 카리스마가 장점”이라고 전했다. 최태헌은 “여자에게 매너있게 행동하는 로맨티시스트에 가깝다”며 “발레를 전공해서 그런지 ‘서양식 매너남’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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