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본관 점거 학생들 다음 주 농성 해제

본관 내부와 비품 정리 후 30일에 나오기로
“농성 풀지만 학내 부조리 계속 맞서 싸울 것”

이화여대 학생들이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가면을 쓴 채 농성 해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여대 본관 점거농성을 이어온 학생들이 오는 30일 본관에서 나오기로 했다.

이대 학생들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0일 본관 점거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에 반대하며 지난 7월28일 본관 점거에 들어간 지 86일 만이다.

학생들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사임이 수리된 21일 농성을 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관 내부와 비품 정리가 필요해 구체적인 농성 해제 일자는 학교 본부와 조율해 30일로 잠정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대 학생들은 “최 총장이 사임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기에 각자 자리에서 계속 부조리에 맞설 것”이라며 “최 전 총장 및 학교 본부는 학생들에게 진실한 사과를 하고 학교를 향해 제기되는 비리 의혹들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를 확립하고 총장 선거의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학내 구성원의 안전도 보장되어야 한다”며 “학생 외 교수, 강사진, 교직원, 용역직원 등에도 고용상의 불이익이나 인사상, 행정상의 불이익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다음달 3일 학교 측에 요구한 내용의 이행을 촉구하는 4차 총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대 학생들은 7월28일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지난달 3일 최 전 총장이 계획 철회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최 전 총장이 일방통행적 태도로 일관해왔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부 교수들까지 최 전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자 최 전 총장은 19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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