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한 데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평가를 한다”면서도 “국면전환용 블랙홀을 만드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뒤 기자들과 티타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절묘한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개헌의 진정성이 있었으면 임기 초에 하셨어야 한다”면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순실 씨 의혹을 일거에 없애버릴 정략이 아니냐는 데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중임제를 강조하신 걸 보면 당신의 생각도 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당내에서 (개헌 방법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고 이를 건강한 방법으로 승화시켜 논의해 결론을 내보겠다”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한 가지 위험한 것은 대통령이 늘 국회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특징을 가진 분이라는 점”이라며 “권력구조에서도 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 분권형 등 다양한 디테일 속에 빠져버리면 합의가 안 될 소지가 높은데 이때 대통령이 ‘국회가 개헌해달라고 해서 하라고 했더니 못하지 않느냐’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개헌 전에도 할 일이 많다’고 밝힌 데 대해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개헌을 반대한다고 보시면 안 된다”면서 “어제 저녁에 전화로 ‘87년 체제를 차기 대통령이 바꿔줄 필요성이 있다’는 걸 설명 드렸고 안 대표도 상당한 수긍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