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의 작은 포구에 위치한 ‘블랑블루’는 푸른 바다와 어울리는 새하얗고 독특한 외관으로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끔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건물의 순백색 외관은 매 순간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바다의 색을 묵묵히 포용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김성일 건축사사무소 숲 대표는 “바다 본연의 색을 흰색 외관으로 표현했다”며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거칠게 변화하는 바다를 수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이 들어선 대지는 삼각형 형태를 하고 있고, 그 위에 지어진 블랑블루 역시 그 땅의 모습을 닮게끔 설계했다. 삼각형의 세 면에 둘러싸듯 배치된 건물 중심부에는 삼각형의 중정 공간을 남겨뒀다. 1층 카페와 이어지는 이 공간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층마다 좌우로 배치된 4곳의 거주 공간과 마주할 수 있다. 거주 공간은 각각의 내부에서 서로 다른 조망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5개의 프레임을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이 프레임들을 통해 각각의 독자적인 공간을 누림과 동시에 서로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주택 내부의 마감 상태나 건물의 세부적인 부분들에서 부족한 점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건물의 특성에 맞는 설계와 디자인적인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길전 2016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장은 “넉넉하지 않은 삼각형 형태의 대지에 각자의 독립성을 갖는 출입구를 두며 독자적인 공간을 구성한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라며 “층마다 좌우로 배치된 4곳의 거주 공간이 서로 다른 조망을 누릴 수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특별취재팀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