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절반 '뻥' 뚫려…빽빽한 건물 틈에서 잠깐의 여유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는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경사면을 그대로 둔 대지의 활용과 건물의 절반 이상을 비워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도심의 숨통을 트게 하는 ‘틈’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건물의 전체적인 모습은 직사각형이다. 건물의 절반가량은 ‘라이브러리’ 건물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의 공간은 앞뒤를 ‘뻥’ 뚫어놓았다. 흡사 건물 앞에 지붕이 있는 마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 ‘뮤직라이브러리’의 비워진 공간은 도로 옆에 빽빽하게 채워진 건물만 보는 행인에게 잠시의 여유를 갖게 한다.


건물이 들어서는 부지의 경우 초기 계획안에 경사진 지형을 만드는 것이 포함돼 있었고 언젠가 최초의 계획안대로 다시 지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경사면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래서 건물의 출입공간으로 쓰이는 리셉션 공간의 바닥도 경사진 모습을 하고 있다. 설계자는 “남산에서 내려오는 땅의 모양을 존중한다는 의도로 생각했다”며 “매일 평지만을 만나는 건축에서 경사진 바닥은 약간의 긴장과 즐거움을 준다는 면에서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건물 앞마당의 지붕과 벽면은 빌 오웬스가 찍은 1969년의 롤링스톤즈 공연 사진을 활용해 프랑스의 아티스트 JR이 초대형 그래피티로 재해석한 작품이 감싸고 있다. 이 공연은 자유와 저항을 상징했던 미국 ‘히피’ 문화의 절정이었고 동시에 내리막의 시작이었으며 당시의 록 음악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으는 중심이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이태원의 ‘뮤직라이브러리’도 당시의 기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기대와 바람이 녹아들어 있다.

방문객은 경사로를 따라 1층의 리셉션 공간을 통해야지만 건물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다소 폐쇄적이긴 하지만 건물 내부가 훤히 보이도록 철골과 통유리로 만든 외벽은 이런 느낌을 대부분 희석시킨다. 건물 내부는 작은 ‘쌈지길’을 연상시킨다. 철제 계단과 통로로 1층과 2층을 이어지거나 구분되게 만들었다.

공연장과 음악 연습실로 꾸며진 ‘언더 스테이지’는 뮤직라이브러리의 또 다른 보물이다. 지하 2층 공연장의 천정을 뚫어 지하 1층에서도 공연장을 훤히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렌털 스튜디오 벽면에 걸려 있는 담벼락 아트로 유명한 ‘빌스(Vhils)’의 아트피스다. 빌스의 아트피스는 지상 라이브러리의 2층 가장 높은 벽면에도 설치돼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겐슬러(Gensler)에서 맡았다./특별취재팀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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