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민종씨를 수차례 스토킹해 처벌받은 30대 여성이 다시 김 씨를 스토킹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김 씨 자택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경찰이 그녀에게 부가한 범칙금은 5만원에 불과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지속적 괴롭힘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지난 13일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공청회도 열었다.
지속적 괴롭힘 범죄란 타인의 의사에 반해 지속·반복적으로 접근 또는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등을 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토킹 대신에 ‘범죄’라는 단어를 넣어 법안을 만든 이유는 스토킹 행위가 엄연한 범죄라는 인식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우리 사회에서는 스토킹이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또 스토킹을 단순히 애정 공세 정도로 인식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현행 법체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속적 괴롭힘 범죄 건수는 2013년 312건에서 2014년 297건으로 다소 주춤한 뒤 2015년 363건, 2016년(8월 기준) 385건 등으로 늘었다. 이러한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처리결과를 보면 일괄적으로 범칙금 8만원을 부과하는 통고처분이 전체 1,357건 가운데 1,081건(79.8%)이었다.
한국과 달리 선진국에서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강력 범죄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미국은 199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스토킹 금지법’을 제정한 것을 시작으로 50개 주에서 스토킹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했다. 형량은 평균 2년 이상 4년 이하의 징역형이다.
일본은 2000년에 ‘스토커행위 등의 규제 등에 관한 법률’을 도입했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에 연이어 스토커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법률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3년 피해자의 금지명령 신청권, 가해자의 금지명령 위반 시 처벌 규정 등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도 스토킹 범죄에 대한 확실하고도 실질적인 처벌을 위해 스토킹처벌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기존의 경범죄 처벌법이 사후적 대처 성격이라면 이제는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물론 가해자의 반복적, 지속적 범행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형사 책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의된 특례법안에는 그동안 경범죄로 분류돼 1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쳤던 처벌 강도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졌다. 피의자가 흉기를 소지하면 가중처벌도 가능하다. 또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하면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 피의자에게 200시간 이내의 치료프로그램 이수하도록 했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조치도 법률에 포함됐다. 고용주는 스토킹 관련 피해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이익한 처우를 할 수 없고 국가와 지자체가 피해자 지원기관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