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앤]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편의점...CU PB, 캐릭터를 띄우다

PB 통합 브랜드 '헤이루' 이어
전용 캐릭터 3종 업계 첫 출시
'필요한 것만 담아 전달' 의미
주머니 갖춘 캥거루 형상화
품질·가치 차별화된 상품에
콘텐츠 활용 재미·친근함 전달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호흡"
트렌드 이끄는 PB로 진화 거듭

CU 통합 자체브랜드(PB) 캐릭터 ‘헤이루 프렌즈’의 세 주인공 케이루(왼쪽부터), 샤이루, 하루.   /사진제공=CU
편의점의 자체브랜드(PB)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업체마다 차별화되는 PB 만들기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PB간 통합 브랜드는 물론 전용 캐릭터까지 출시되는 등 편의점발 PB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다. CU는 올해 초 PB 통합 브랜드인 ‘헤이루(HEYROO)’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브랜드의 특징을 담은 캐릭터 3종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PB 상품의 고유 브랜드화에 나선 것이다.

CU가 운영중인 PB 상품 수는 1,500여 개로 전체 상품의 20~25% 수준이다. 편의점 PB는 초창기 구색 맞추기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업체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CU의 PB상품 신장률은 2013년 7.6%, 2014년 9.1%에서 지난해 28.9%로 껑충 뛴 뒤 통합 브랜드를 선보인 올 들어 35.9%까지 급신장했다.

편의점 PB 상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소비성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 빠르게 출시해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PB상품은 일반 제조업체 상품의 영향력이 적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서 PB상품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각 업체의 품목별 매출 1위를 PB 상품이 거머쥔 지도 오래다.

CU 매장에서 한 고객이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 갯’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제공=CU
특히 CU는 단순히 가성비 높은 PB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차별화된 PB 브랜딩 작업에 한창이다. 올 초 CU는 업계 최초로 편의점 PB상품에 새로운 가치와 다양한 경험을 강조한 PB 통합 브랜드 ‘헤이루’를 론칭했다. 이달에는 통합 PB브랜드 캐릭터 ‘헤이루 프렌즈(HEYROO Friends)’ 3종까지 선보였다. 헤이루는 친근한 인사말 ‘헤이(HEY)’와 캥거루를 상징하는 ‘루(ROO)’의 합성어로 ‘정성스럽게 가치를 담아 전달하는 좋은 친구’라는 의미다. 꼭 필요한 것들만 골라 담겠다는 뜻에서 주머니를 갖춘 캥거루를 모티브했다.

헤이루 프렌즈는 CU에서 우연히 만난 헤이루 친구들이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가는 스토리를 담았다. 브랜드 캐릭터는 마법의 주머니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해결사 캥거루 ‘케이루’, 박스를 머리에 쓰고 다니는 부끄럼 많은 캥거루 ‘샤이루’,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아르바이트생 ‘하루’로 구성된다. 이중 샤이루는 공급자의 의미로 언제든지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재료를 구해 전달하는 역할자다. 케이루는 제조자의 의미로 샤이루가 구해온 물건들을 마법의 주머니를 활용해 멋진 상품으로 탈바꿈시킨다. 하루는 판매자로 완성된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이다.


CU는 이들 캐릭터를 활용해 특유의 친근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헤이루 상품에 얽힌 개발 히스토리와 브랜드 정체성 등을 하나의 스토리로 전달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 주력한 업계의 틀을 깨고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경험을 전달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쇼핑과 레저·여가의 통합이 화두로 떠오르며 고객에게 ‘보고 즐기는 재미’를 함께 전달하고자 고심 중이다. 상품 구매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호흡하는 트렌드가 자리매김하면서 쇼핑과 함께 색다른 재미로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경쟁이 업계의 주요 과제가 된 것이다.

CU 자체브랜드(PB)의 통합 브랜드 명인 ‘헤이루’ 제품들/사진제공=CU
이에 따라 CU도 상품과 가격만으로 경쟁했던 기존 PB 시장에 캐릭터 콘텐츠를 활용한 스토리를 선보여 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독자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오정후 BGF리테일 전략기획실장은 “상품과 가격을 뛰어넘어 브랜드 자체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헤이루 프렌즈를 선보이게 됐다”며 “상품 패키지, 점포 디자인 등 CU 곳곳에 헤이루 프렌즈를 적용해 구매와 더불어 재미있고 활력 넘치는 스토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CU는 업계의 주력으로 부상한 원두커피도 통합 브랜드를 도입했다. CU가 지난해 말 선보인 커피&디저트 브랜드 카페 겟(‘Cafe GET)’이 그 것. 맛있고 빠르고 세련되게 휴식을 즐기는 현대인을 겨냥해 고급 원두커피와 프리미엄 디저트로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BGF리테일 상품팀은 지난해 7월 커피 맛의 핵심이 되는 좋은 원두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원두 생산지를 방문, 최상급 탄자니아산 원두와 콜롬비아산 원두를 찾아 제품에 적용했다. 겟 커피는 100% 아라비카 원두만을 사용하면서 달콤한 향의 콜롬비아산 원두와 쌉싸름한 맛의 탄자니아산 원두를 7:3의 비율로 분리 로스팅, 깊고 부드러운 향의 다크 초콜릿 맛을 낸다.이로 인해 2013년 이후 30~40% 신장한 CU의 즉석 원두커피의 매출은 올 상반기 62%까지 확대됐다.

이밖에 CU는 ‘상품연구소’를 업계 최초로 오픈해 다양한 PB 제품 및 마케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 등 주요 업체들도 PB 강화에 전력하기는 마찬가지다. GS25는 지난 2월 PB 대표 브랜드인 ‘유 어스(YOU US)’를 출시하고 PB상품 통합 마케팅에 돌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식음료 및 생활용품 PB 개발에 이어 최근에는 가성비 높은 PB 이어폰까지 선보였다.

류왕선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CU는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품질과 가치를 제공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트렌드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며 고객 일상의 다양한 가치와 호흡하는 상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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