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EPA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지난 23일 실시된 도쿄 10구 보궐선거를 장악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24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전날 도쿄 10구와 후쿠오카 6구 등 두 곳에서 치러진 중의원 보선이 자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주목 받았던 도쿄 10구 선거의 주역은 사실상 고이케 지사였다고 보도했다. 도쿄 보선에서 와카사 마사루 자민당 후보가 당선된 데는 고이케 지사의 강력한 지지가 뒷받침됐다는 분석과 함께 유권자들의 이목이 시종일관 도지사에게 집중되며 선거전이 사실상 ‘고이케 극장’으로 일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렌호 대표가 취임한 제1야당 민진당은 공산당 등과의 야권후보 단일화에도 도쿄와 후쿠오카 보선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번 선거는 고이케가 7월 도쿄도지사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도쿄 10구 의석을 메우기 위해 실시된 것으로 고이케는 지사 선거 당시 자신을 도왔던 와카사 전 중의원을 위해 틈나는 대로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와카사는 고이케가 자민당으로부터 도지사 출마 지지를 얻지 못해 무소속 출마했을 당시 자민당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고이케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고이케 지사의 ‘후계자’임을 전면에 내세웠던 와카사 전 중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고이케 지사의 힘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며 “유권자들은 고이케 지사의 개혁 흐름이 국정으로 확산되기를 바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고이케 지지 여부를 묻는 선거”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치솟는 인기를 반영하듯 고이케 지사는 이달 30일 자신이 개설하는 정치인양성소, 일명 ‘희망의 주쿠(塾)’에 23일 현재까지만도 4,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고이케 지사가 ‘희망의 주쿠’를 세력 기반으로 삼아 내년 여름 도의원선거 전에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