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 들어 미국 등 해외에서 총 4개 기업을 인수하거나 인수를 확정한 상태이며 이탈리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네티마렐리’ 인수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유난히 인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사업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기업 인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부터 메디슨(의료기기), 그란디스(반도체) 등을 시작으로 M&A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가장 최근 인수한 기업은 미국 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다. 삼성전자는 AI 관련 기업에 투자는 해왔지만 M&A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월 삼성이 인수한 비브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 개발자들이 독립해 만든 곳으로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비브의 기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다양한 가전제품과도 접목할 수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주도권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의 AI 분야에서의 경쟁우위 확보는 향후 세트 및 부품 사업 시너지로도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AI 개발을 위해 비브랩스를 인수한 것처럼 최근 삼성은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새로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 인수한 미국 모바일결제 전문기업 ‘루프페이’가 대표적이다. 루프페이는 스마트폰을 카드리더기에 가져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관련 핵심특허를 가진 미국의 벤처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 덕분에 6개월 만에 삼성페이를 내놓을 수 있었고 더 쉽고 빠르게 모바일결제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2014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IoT 개방형 플랫폼 스타트업인 ‘스마트싱스’도 삼성 IoT 구현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미국의 럭셔리 빌트인가전업체인 데이코도 인수하며 기업 간 거래(B2B) 부문 역량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이 M&A를 물색하는 또 다른 분야는 전장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7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계열사인 마그네티마렐리 인수 논의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마렐리의 차량 조명과 엔터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은 최근 프랑스 명품 오디오 업체로 알려진 ‘포칼(FOCAL)’ 등 오디오 업체들과 접촉하는 등 전장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별개로 그룹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헬스케어 등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만큼 제약·의료 사업과 관련, 병원·보험사·제약회사와의 합작 및 M&A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