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일 통화스와프가 현재로서는 달러베이스로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위기 시 우리는 원화를 일본에 주고 일본에서 달러를 받아온다. 반대로 일본이 위기를 맞으면 일본은 우리에게 엔화를 주고 우리는 달러를 빌려준다. 송 차관보는 “현재 협상이 기재부와 일본 재무성 간에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일본 재무성은 달러를 관리하고 엔화를 관리하는 것은 일본은행(BOJ)”이라고 말했다. 그는 “BOJ가 협상에 나서면 원화에 엔화 베이스 교환 거래가 성립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재무당국과의 협의이기 때문에 달러베이스 협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는 사실상 사용 가능한 달러 기반 통화스와프가 없는 실정이다. 중국과의 3,600억위안(약 60조원)이 있지만 위안화와 원화 교환 체계다. 달러 교환 체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의 384억달러짜리가 있지만 이 역시 실제 자금을 이용하려면 다수 회원국의 동의,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의 등이 필요해 실효성이 낮다. 호주와 45억달러 규모가 있지만 역시 호주달러와 원화 교환 체계다.
위기 시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달러 기반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우리 외환시장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8일 미국 대통령선거, 12월 미 금리 인상 가능성, 내년부터 본격화될 브렉시트 협상 등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 현재 국제투자기관인 템플턴, 신흥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자금 유출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송 차관보는 “현재 일본과 통화스와프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규모와 발표 시기 등은 미리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은 지난 8월 말 서울에서 재무장관회담을 갖고 양측 간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때 700억달러까지 불어난 바 있지만 지난해 2월 만기가 돌아온 100억달러가 만료되면서 소멸됐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