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 최강으로 정평이 나 있던 일본 전자부품 생산이 중국 기업들의 공세로 둔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술력을 키운 중국과 대만 스마트폰 관련 부품업체들의 맹추격에 ‘기술력으로 저가 공세를 극복한다’는 일본형 모델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일본 광공업생산지수 중 전자부품·기기 부문 지수는 98.7에 그쳐 7개월째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중국의 세 확장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스마트폰과 자동차 시장에서도 뚜렷하다. 중국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빅2’가 난관에 봉착한 사이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의 전유물이었던 5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를 필두로 오포·비보 등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4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화웨이는 14일 세계 스마트폰 출고량 1억대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산=싸구려’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화웨이가 지난해 92억달러(약 11조원)라는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할리우드 유명 배우 등을 기용해 브랜드 홍보를 강화하는 등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고가 전략을 편 것이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중국의 활약이 눈에 띈다. 2010년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는 20일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할 새 브랜드 ‘링크’를 발표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보다 저렴한 가격과 유럽풍 디자인 등을 내세워 폭스바겐의 아성을 무너뜨릴 계획이다. 이 밖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출발한 중국 기업 러에코는 최근 감각적인 디자인과 스마트폰 연결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전기차 ‘러 시 프로 (LeSEE Pro)’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으며 넥스트EV도 이달 미국 새너제이에 대형 사무실을 열고 미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에 자율주행차 실험 허가를 받는 등 첨단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빠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