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힘…한화테크윈 승승장구

신성장동력 항공기부품사업 잇따라 수주
올 영업익 2,000억 기대
삼성서 한화 이적 뒤 역량 만개

한화그룹이 지난해 삼성에서 인수한 방산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지목된 항공기 엔진 부품사업이 잇달아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어 지난해 적자를 낸 영업이익이 올해는 최대 2,000억원까지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최근 제너럴일레트릭(GE)과 산업용 가스터빈 모듈인 ‘LM6000 LPT 모듈’과 항공기 엔진 부품인 ‘리프 & LM2500 HPT 디스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부터 GE 및 프랫&휘트니(P&W) 등으로부터 잇달아 부품 계약을 맺었고 지난달에는 P&W 싱가포르법인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40년간 P&W에 45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엔진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함께 체결해 항공기 부품업계의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기 엔진을 독자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GE와 P&W, 롤스로이스 등 3곳뿐일 정도로 기술장벽이 높다”며 “최근에는 고온·고압을 견뎌야 하는 부품까지 수주하면서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기술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이 최근 방산계열사의 사업 영역을 조정한 것도 한화테크윈을 위한 ‘맞춤형’ 재편이라는 게 방산업계의 분석이다.

한화는 방산 계열 4사의 업무영역을 정리하면서 ㈜한화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연구개발(R&D)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지상 무인로봇 사업을 한화테크윈에 넘겼다.

5월 한화디펜스(옛 두산 DST)를 인수했고 오는 11월에는 한화탈레스 지분 50%를 추가로 사들여 종합방산기업으로서 덩치를 키울 예정인 데 더해 미래성장사업 육성이라는 과제까지 맡은 셈이다. 드론을 활용한 사업솔루션 개발에서도 한화테크윈이 다른 국내 방산업체에 비해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테크윈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이날 진행한 1,000억원 규모 3년물 회사채 발행 수요조사에서 목표 물량의 3배에 가까운 2,9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최근 우량 기업들도 수요 예측에서 투자자 확보에 실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론이 확실히 우호적인 셈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에 있을 때는 ‘정리 대상’ 계열사로 지목돼 그룹으로부터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한화로 옮겨간 뒤 국내 방산 1위 기업으로서 역량을 펼칠 기회를 얻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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