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수' 워런 맹공 "끔찍한 여자들이 투표할 것"

‘Nasty woman’ 발언 겨냥…“당신 쫓아내려고 ‘끔찍한 한 표’ 던진다”
CNN·ORC 여론조사 지지율 클린턴 49%·트럼프 44%…여성 지지 압도적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내 ‘트럼프 저격수’로 통하는 엘리자베스 워런(사진) 상원의원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끔찍한 여자’(nasty womon) 발언을 비꼬며 맹공을 퍼부었다.

워런은 24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주 세인트 앤셀름 대학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유세에서 “끔찍한 여자들은 강인하고, 똑똑하고, 투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끔찍한 여자들은 당신(트럼프)을 우리 인생에서 영원히 쫓아내고자 끔찍한 한 표를 던지기 위해 끔찍한 발로 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3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향해 “정말 끔찍한 여자”라고 ‘막말’을 한 이후 ‘끔찍한 여자’은 클린턴 지지자들 사이에서 구호가 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워런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클린턴은 “우리는 여기 휴대전화를 갖고 올라오지 않아 트위터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도널드가 워런의 발언을 들었다면 트위터에 한마디 할 것”이라며 “워런처럼 트럼프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이 이처럼 트럼프의 여자비하 발언을 부각하며 여성 유권자 결집을 유도하는 가운데 이날 트럼프는 WGIR 라디오의 ‘뉴햄프셔 투데이’에 출연해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여자들의 주장이 모두 꾸며낸 허구이며 거짓말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트럼프는 최근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한 성인물 배우 제시카 드레이크를 두고 “한 포르노 스타는 ‘트럼프가 나를 팔로 움켜잡았다’고 말했는데, 한 번도 누군가 그녀를 움켜잡은 적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드레이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10년 전 트럼프가 강제로 자신을 움켜쥐고 키스했으며, 돈을 주면서 혼자 호텔 방으로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성차별주의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CNN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ORC가 지난 20∼23일 미국 성인 1천1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5%포인트)에서 클린턴은 지지율 49%를 보여 지지율 44%가 나온 트럼프를 5%포인트 차로 앞섰다. 자유당 게리 존슨 후보는 3%, 녹색당 질 슈타인 후보는 2%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는 클린턴의 지지율이 53%로 41%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남성 유권자 지지율은 클린턴 48%, 트럼프 45%였다. 제3후보를 제외한 클린턴-트럼프 양자대결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이 각각 51%, 45%로 나타났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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