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V조선 화면 캡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7)은 ‘비선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미리 받아봤다는 JTBC 보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실장은 25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비서실장 교체 사실은 언제 아셨냐’는 질문에 “발령나기 하루 이틀 전에 알았다”고 답했다. ‘최순실씨 같은 민간 외부인이 교체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걸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민간 외부인이 참모진 교체를 알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거기에 대해 전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연설문이나 참모진 교체가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시스템인가’라고 묻자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전날 JTBC는 최씨가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 달라고 버리고 간 컴퓨터에서 박 대통령 연설문 44개 등 관련파일 200여개가 발견됐다며 최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JTBC는 최씨가 각 파일을 받아 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전보다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들 중에는 박 대통령의 지난 2014년 3월28일 독일 드레스덴 연설과 허태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 대거 교체 내용을 담은 2013년 8월5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포함됐다.
또한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수정 뿐만 아니라 청와대 인사에도 개입됐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PC에서 발견된 파일 중에는 2013년 8월 4일 오후 6시 27분 최종 수정된 ‘국무회의 말씀 자료’가 있었다. 이 자료에는 비서진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로 다음 날인 8월 5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이정현 당시 홍보수석은 비서진 개편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