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朴대통령 '최순실 게이트' 일제히 보도…"불가사의한 여자"

LA 타임스 이번 스캔들과 미르재단 등 쟁점 다뤄
일본 등 주요 언론 "박대통령 레임덕 가속화될 듯"

AP통신이 박대통령의 연설문 유출 사건과 관련해 ‘연설문 스캔들’(Speech Scandal)이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하고 있다./출처=AP통신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문 유출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가운데, 외신들도 일제히 이번 사건에 관련된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연설문 스캔들’(Speech Scandal)이라는 제목을 달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던 ‘불가사의한 여성’과의 관계를 인정했다”며 “한국 언론들은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명분으로 기업들을 압박해 비영리 재단에 기부를 하게 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P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박 대통령은 연설문 유출에 대해 사과했지만 최순실 씨의 부패 스캔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최씨가 박대통령의 멘토였던 최태민 목사의 딸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태민씨는 원래 불교의 승려였으며 여섯 번 결혼했고 정부관료와 사업가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며 관련 내용을 매우 상세히 보도했다.

AFP 통신도 “박 대통령이 점점 커져가는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측근에게 공식 문서를 유출한 것에 대해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깊이 숙였다”며 최순실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LA 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재임 중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면서 “예전 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는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수상쩍은 재단에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기부를 하게 만들었으며, 최씨는 재단의 돈을 개인 ATM 기계처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이번 사건을 힐러리 클린턴이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하면서 국가의 주요사안을 무책임하게 다룬 것과 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A 타임스는 또 “연설이 끝나자 마자 SNS에는 이번 사과가 무성의하고 형식적이라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특히 ‘순수한 마음’이라는 표현은 인터넷에서 수많은 조롱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순수한 마음이라면 법을 준수해라” “순수한 마음으로 은행을 털면 괜찮은거냐”와 같은 트위터 사용자들의 반응도 전했다.

일본 언론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소식을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1974년 어머니의 암살 뒤 친해져 박대통령을 지탱하고 있었던 측근의 여인과의 관계를 대통령 자신이 직접 인정했다”면서 “한국 언론들을 최씨를 그늘의 실력자라고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영자매체인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이번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임기가 1년여 남은 이번 정부의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토론토 대학의 아시아 연구소의 연구원인 스티븐 데니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에는 최대의 기회가 될 것이지만, 과연 이것이 이후에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질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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