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조 감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의도 증권금융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오전 8시 30분경 조 감사가 비서실을 통해 하루 휴가를 신청했다”며 “자세한 사유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 감사는 이날 오후 6시경 다시 감사실에 연락해 이틀간 추가로 휴가를 신청했다.
조 감사는 전날에도 외부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휴대폰 등을 통한 외부 인사와의 연락도 끊었다. 그는 지난 8월 29일 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된 이후 지난 24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사는 지난 8월 선임돼 회사 규정상 연차휴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이지만 청원휴가는 5일간 사용 가능하다. 청원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 11월 2일부터는 출근해야 한다.
조 감사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보고받아 수정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현 정권에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을 담당해온 것에 대한 부담감에 외부와의 연락도 끊은 채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사석에서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진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감사는 이번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04년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시절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조 감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5개월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다가 지난 7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뒤 증권금융 상근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 경력이 없는 그가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되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