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한 달…경찰 신고 접수 301건·재판 3건

112 단순 상담 문의 많아
금품 수수 대부분이고 부정청탁은 '0'

지난 15일 경기 화성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A씨는 피의자 신문이 끝나자 돌연 자신의 명함과 흰 봉투를 경찰관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봉투에는 100만원이 들어있었다. 경찰은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알렸지만 A씨는 봉투를 놓은 채 돌아가 버렸다. 경찰의 신고로 A씨는 의정부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 한 달간 경찰에는 모두 301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사례처럼 실제 재판까지 넘어간 경우는 3건이다.

경찰청은 지난 9월28일부터 27일까지 청탁금지법 관련 서면신고 12건, 112신고 289건 등 모두 30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면신고 12건은 모두 금품 등 수수와 관련한 신고였으며 신고 대상자는 자치단체 소속 공직자 등 4명, 경찰 소속 일반직 공무원 1명, 일반인 7명이다. 부정청탁 관련 신고는 없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로 사건 관련자 3명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관할 법원에 의뢰했다.

112신고는 김영란법 저촉 여부나 법 관련 단순 상담 문의전화가 대부분이었다. 9월29일 43건, 9월30일 80건 등 시행 초기 집중되다 이후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12신고를 통한 현장 출동은 1건이었으나 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인이어서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서면·실명신고 원칙을 준수하고 현행범이나 준현행범 등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112신고에 따른 현장 출동은 하지 않는 등 수사권 남용 논란을 최대한 피할 방침”이라며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음해성 허위신고에는 무고죄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국법원에는 김영란법을 어긴 혐의로 지난 한 달 새 총 3건의 과태료 재판이 올라왔다. 법원에서 접수한 첫 사건은 법이 시행되던 9월29일 춘천경찰서 경찰에게 4만5,000원 상당의 떡을 제공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달 18일 춘천지방법원으로 넘어갔다. 이어 20일에는 조사 담당 경찰관에게 1만원을 주려 했던 폭행사건 피의자가 남부지방법원에 과태료 대상으로 통보됐다. 당시 피의자는 담당 경찰이 1만원을 받지 않으려 하자 사무실에 돈을 떨어뜨리고 갔다. 앞서 A씨 사건은 전국 법원 접수한 세 번째 김영란법 위반 과태료 사건이다.

법원은 이들을 상대로 약식재판이나 정식재판을 통해 위반 액수의 2∼5배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불처벌 결정하게 된다.

/김흥록·김정욱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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