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박우인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 29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집회 측 추산 3만여명(경찰 추산 9,000여명)이 집결했다. 당초 2,000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민들의 동참 행렬이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집결했다. 현장에는 고등학생부터 30~40대 직장인, 자녀를 데리고 나온 부부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 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특검을 통한 성역 없는 수사”에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학생 박모(23)씨는 “평범한 학생들은 피땀흘려 학점 하나 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정유라는 대충 쓴 리포트로 학점을 받았다”며 “대통령은 물론 최순실과 관련된 배후 세력들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등학생 김모(18·여)양은 “뉴스를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에 나왔다”며 “학생을 떠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기 이 자리에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부부는 “주말에 집에서 TV를 보다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여기 나온 시민들 모두가 같은 마음일거다”라며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 (문제가)바로 잡힐 때까지 이런 분위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계의 참여도 이어졌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3년 8개월간 부정을 저지른 박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박 대통령 게이트 수사가 박 대통령에게 공유되고 최순실에게 공유되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 박 대통령이 있는 한 진실규명이 안 된다. 박 대통령이 떠나야 우리 국민들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집회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청계광장→광교→종각→종로2가→인사동→북인사마당까지 1.8㎞를 행진한 뒤 집회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차벽에 막히자 광화문광장으로 우회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경찰과 3시간여 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1명이 경찰 폭행(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최성욱·박우인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