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AP연합뉴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안갯속 판세를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최소 2%포인트까지 따라잡혔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가운데, 연방수사국(FBI)가 클린턴 후보의 최대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을 건드리며 대선 당일의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미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가 발표한 27일자 대선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47%, 트럼프는 45%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2%포인트에 불과해, 오차범위(±3.5%) 안 접전 양상이다. 일주일 전인 22일과 23일자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50%로, 38%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클린턴은 50%를 꼭짓점으로 찍은 뒤 49%(24일)→48%(25·26일) 순으로 떨어지며, 3%포인트나 지지율이 빠졌다. 반면 트럼프는 38%로 바닥을 찍은 후 40%(24일)→42%(25일)→44%(26일) 순으로 치고 올라와 지지율을 7%포인트나 끌어올렸다. 트럼프가 대선 불복 가능성을 열어놓고 연일 선거 조작 주장과 투표 독려에 나서면서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AP연합뉴스
특히 마지막 27일자 여론조사에는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에 따른 민심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두 후보간 격차는 좁혀졌을 가능성이 있다.
ABC방송은 “일주일새 공화당 지지층에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5%에서 81%로 늘어났으나, 클린턴 지지층에서는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이긴다’는 생각으로 투표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가 21∼27일 미국 성인 1,627명을 상대로 한 조사(오차범위 ±3%)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은 42%로 트럼프(36%)보다 6%포인트 높았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조사(4%포인트) 때보다 2%포인트 늘었다. 이번 조사도 유권자들이 FBI의 이메일 재수사 소식을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여론조사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클린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예측 결과도 있다. 매일 당선 가능성을 업데이트하는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클린턴과 트럼프의 당선확률을 각각 91%, 9%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클린턴 후보의 당선확률 최고치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93%였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