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 삼성증권 연구위원
미디어텍은 1997년에 설립된 대만의 모바일용 비메모리 반도체 칩 설계 업체다. 상대적으로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모바일 업체를 주로 공략해 안드로이드용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2위로 부상했다.미디어텍은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중국 로컬 업체들이 영향력을 확대해감에 따라 외형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3·4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중국 로컬업체로 나타났다. OPPO가 시장점유율 16.6%로 1위를 차지했으며 VIVO(16.2%), 화웨이(15%), 샤오미(10.6%) 순으로 뒤이었다. 미디어텍은 안드로이드용 AP칩(모바일용메모리칩) 생산 후발주자로서 중저가 스마트폰용 시장에 주력하며 성장해왔다. 이에 따라 주요 고객사인 중국 로컬 업체의 약진은 미디어텍의 추가 매출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기술력 제고를 통해 마진율이 높은 신제품 출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미디어텍은 지난해부터 4G AP칩 판매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으나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주력하다 보니 낮은 마진율로 순이익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마진율을 개선한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실제 중저가형 AP칩 라인인 Helio P15는 기존 제품 대비 기능이 10% 정도 향상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신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다. 신제품 출시로 내년 미디어텍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약 20%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뿐만 아니라 삼성, LG 등 글로벌 업체에도 납품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서 판매를 시작한 LG전자 스마트폰에 탑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넓혔다. 중고급형 AP칩 라인인 X시리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라인업에 납품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X27은 중국 LeTV의 신제품에, 내년 초에 출시될 X30은 중국의 1위 스마트폰 업체인 OPPO의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2015~2016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올 하반기부터 바닥을 다지면서 안정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년간 외국인들도 순매도 위주의 행보를 보였으나 10월부터는 차츰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미디어텍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5배 수준으로 저렴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투자 매력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