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오전 일본 동경 메구로 가조엔호텔에서 세코우 히로시게(世耕 弘成)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가운데)과 가오 후청(高 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과 제11회 한중일 경제·통상 장관회의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한중일 세 나라가 최근 주요국가들이 무역장벽을 높이는 데 대해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1회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한중일 통상장관회의는 2002년 ‘아세안+3’ 회의를 계기로 개최됐다. 올해는 주형환 산업부 장관과 세코우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이 참석했다.
세 나라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우려를 드러내고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한중일이 앞서 자유무역 확대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더해 세계무역기구(WTO), G20 등 다자채널에서 합의된 보호무역조치 동결과 감축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한중일 장관은 협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진행 속도가 느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중일 FTA는 2013년 3월 협상이 시작됐으며 상품·서비스 분야 시장접근 방식, 규범 분야 협정문 등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RCEP은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가 FTA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에 한국, 중국, 일본 등 6개국이 참여해 있다. 연내 타결을 목표로 잡았지만 참여국들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실상 타결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산업부는 “한중일 FTA와 RCEP 협상이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인 방향으로 조속히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경제통상장관회의의 2017년 한국 개최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WTO 환경상품협정(EGA)의 연내 타결도 추진하기로 했다.
세 나라는 산업분야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디지털 싱글마켓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전자상거래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과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착지제한·의무인수(take or pay) 등 구매자에게 불리한 계약조건을 개선하는데 공동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중국은 한중FTA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한중 산업협력단지 △제3국 공동 진출 △한중 투자협력기금 등 작년 한중 정상회담 성과사업 후속조치 등에 대한 협의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3국이 연이어 개최하는 올림픽을 활용해 문화·경제·스포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며 “세 나라의 장점을 결합해 다른 나라 시장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회담 이후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 등 일본 주요 경제권의 유망 투자기업을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기업 대표들과의 논의에서 주 장관은 “한일 기업 간 투자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보완하고 있다”며 “한일 협력관계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