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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지난 25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013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누적 매출액은 8조8,375억원으로 5.3%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982억원으로 83.2%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창사 이후 최대 기록이다.
효성은 주력 판매 제품인 ‘스판덱스’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를 실적 상승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스판덱스는 속옷 등 의류에 들어가는 신축성 원사로 고무보다 탄력성이 좋아서 ‘섬유의 반도체’로 불린다. 효성의 스판덱스(브랜드명 크레오라)는 중국을 비롯해 터키·베트남·브라질 등을 거점으로 판매되고 있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올해 4·4분기에는 섬유 사업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고수익 제품 판매 비중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 자재 부문에서는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의 보강재로 쓰이는 제품으로 효성이 세계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초고압 전력 분야(변압기·차단기 등)에서도 고수익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는 게 효성 측의 설명이다. 특히 오는 4·4분기에는 신설 가동 중인 인도 푸네 지역 공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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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올해 4·4분기에도 이익 규모가 확대되고 현금 흐름이 개선되면 재무구조가 추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4·4분기 영업이익은 2,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목표주가 투자의견은 ‘매수’를 제시했고 17만5,000원으로 잡았다.
효성은 앞으로 탄소섬유·폴리케톤 등 신소재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효성이 자체적으로 국내 최초 개발에 성공한 탄소섬유는 철과 비교해 무게는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다. 등산지팡이·골프채를 비롯해 자동차용 구조재·우주항공용 소재 등 철이 사용되는 모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효성 측의 설명이다. 또한 효성이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폴리케톤은 올레핀과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하는 친환경 소재다. 나일론보다 내마모성·내화학성 등이 뛰어나 미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은 지난 10년 동안 폴리케톤 개발에 약 50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한 상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1·4분기부터 효성의 폴리프로필렌(PP) 신공장의 생산 실적이 반영되고 이후에 중국·터키 지역의 스판덱스 물량이 늘어나게 되면 이익이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