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폭스바겐 브라질 법인이 군사정권 인권범죄 가담 혐의를 인정했으며 최근 연방검찰과 배상 문제를 협의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폭스바겐 브라질 법인 전직 근로자 12명은 군사정권 시절 체포·고문 등 인권침해를 당한 사실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지난 9월 말 제기했다. 이들은 상파울루 인근 폴크스바겐 공장 안에서 체포돼 무자비한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이 당시 근로자들을 감시하고 군사정권 공안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직원의 신병을 넘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측이 고려하는 배상 방안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권 기념관 건립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군사정권 기간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브라질 정부는 2012년 5월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가진실위원회’를 설치했고,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군사정권의 인권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브라질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 현지법인들도 노조원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공안기관에 이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군사정권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바겐, 다임러 벤츠, 지멘스 등 독일 기업 현지법인들은 군사정권 반대 세력을 탄압한 군부대에 재정지원도 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