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시간
국내 극장가에서 11월이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작을 피해 틈새시장을 찾던 ‘중작’ 영화들이 11월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비수기 시즌이지만 개봉 일정을 잘 잡고 초반 우위를 선점한다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의 성공은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최근들이 이미 11월이 기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재개봉 영화’ 시즌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작품이 최후 승자가 될 지 관심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영화 ‘가려진 시간’, ‘스플릿’, ‘미씽:사라진 여자’,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신비한 동물 사전’, ‘잭 리처 : 네버 고 백’, ‘형’ 등이 막판까지 고민하다 개봉 일정을 11월로 확정했다. 이 중 티켓 파워가 가장 강력한 작품은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이다. 이 작품은 실종된 13살 소년이 며칠 후 어른이 돼 돌아온다는 판타지 설정으로 소년이 경험한 멈춰진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개봉일이 11월 16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이어서 수험생 관객들을 동원하기는 데도 적기다.
미씽
형
볼링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유지태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스플릿’,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공효진 주연의 ‘미씽:사라진 여자’와 조정석이 출연하는 ‘형’ 또한 주목할 만 하다. 홍상수 감독의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도 개봉을 준비중으로, 이 작품은 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다만 홍 감독의 불륜 이슈가 과연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글루미 선데이
관객들이 원하고 믿고 보는 재개봉 작품들도 쟁쟁하다. ‘노트북’, ‘500일의 썸머’ 등 재개봉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글루미 선데이’, ‘잉글리쉬 페이션트’,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등 멜로 명작들이 잇달아 관객들을 찾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월이 워낙 비수기라서 어느 정도 관객 확보가 가능하고 손익분기점이 낮은 재개봉 영화들을 선보였는데, 이와 비슷한 판단에서 배급사들이 애매한 신작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