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 한길사 대표 "지적 역량 있는 국가, 어떤 시련도 이길 수 있어"

한길그레이트북스 출간 20주년 기념 간담



김언호 한길사 대표
“지난 1970년대 후반부터 우리 사회에 책을 읽는 교양층이 생겼고 이들이 이후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도층이 됐습니다. 지적 역량이 있는 사회는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31일 ‘한길그레이트북스 출간 20주년-150권 돌파’ 기념 간담회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갖고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이후 책을 읽는 지식층이 나라를 일으켜 세웠다는 것이다.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도 책을 읽지 않고 단편적인 인터넷 정보가 만능인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김 대표는 “한길그레이트북스를 젊은 층, 특히 대학생들이 읽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서고금의 고전을 번역해 출간하는 한길그레이트북스는 1996년 1권이 나온 후 올해 20년째 150권까지 이어졌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1998년 출간, 4만1,500부)’이고 다음으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2만8,200부)’과 ‘인간의 조건(2만3,300부)’, 에릭 홉스봄의 ‘혁명의 시대(2만1,200부)’와 ‘자본의 시대(1만4,800부)’ 등이다. 공교롭게도 148·149·150권 세 권은 ‘함석헌 선집’이다. 고전으로 서양 서적이 많지만 향후 우리나라 저자들을 많이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다.

한길그레이트북스 프로젝트는 국내 출판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프로젝트로 꼽힌다. 산스크리트어를 비롯해 모든 책은 원전을 전문가가 직접 번역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지난 20년 동안 팔린 책만 해도 70만권이 넘는다고 한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공공도서관에서 한길그레이트북스 같은 전집을 구입해 주면 좋은 전집류의 출간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최근 소규모의 ‘작은 도서관’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곳은 예산과 공간 문제로 다양한 장서를 구비하기 힘들어 대형 도서관에서 책을 더 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영국 로터리클럽은 2000년 뉴밀레니엄을 맞아 ‘에브리맨스 라이브러리’가 발행하는 동서고금의 고전 200권을 선정해 영국 전역의 중·고교 4,000군데에 기증을 했다”며 “출판 산업의 진흥과 독서 활성화를 위해 우리 정부나 기관들도 고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