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부동산 '미운오리'서 '백조'로

부동산 경기 개선 힘입어
지난해 수익용 기본재산 7조5,100억
"예금보다 건물투자" 대학 늘어

대학의 부동산자산이 경기회복에 힘입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31일 대학 공시 시스템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4년제 141개 사립대학 법인의 지난해 수익용 기본재산은 7조5,168억원으로 법령에 따른 기준액 12조7,334억원의 59%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사립학교 법인이 투자를 목적으로 보유한 재산으로 이를 운용해 수익이 나면 80%는 의무적으로 학교의 재정지원에 사용해야 한다. 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학 설립·운영규정에 따라 정한 기준액의 재산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 사립대학 법인들의 기준액 대비 보유 수익용 기본재산은 이 기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최근 들어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2013년 46%(6조8,434억원), 2014년 56.1%(7조2,243억원)로 2년 연속 증가해 2년 전에 비해 13%포인트나 높아졌다. 금액으로도 2년 전에 비해 9.8% 증가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사립대학들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85%는 부동산, 15%는 예금, 나머지는 주식 등으로 보유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학들이 보유한 토지나 건물들은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자 토지 가치가 높아졌다. 대학들도 저금리에 묶인 은행 예금에 돈을 넣어두기보다 건물투자 등 부동산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건국대와 연세대는 투자개발전문회사를 별도로 설치해 부동산투자를 하고 있다. 한양대는 최근 구의역 인근에 19층짜리 오피스텔을 짓기도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대학들이 부동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동산자산이 부족한 대학들은 저금리로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투자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형·박진용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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