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돌아왔다. 라파엘 베니테스의 레알 마드리드를 저격하기 위해서다.
지난 9월26일 경기 중 왼쪽 무릎을 다친 메시는 근 두 달 만인 17일(이하 한국시간) 팀 훈련에 복귀, 18일 이틀째 훈련도 정상소화했다. 바르셀로나 B팀(2군)의 백승호가 메시와 팀을 이뤄 이날 연습경기를 치러 국내 팬들의 관심은 더 컸다. 1군의 여러 선수가 A매치에 차출된 터라 B팀 일부가 1군 훈련에 소집됐고 백승호는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오른쪽 공격수 메시와 호흡을 맞췄다.
메시의 복귀로 시즌 첫 엘클라시코(바르셀로나-레알 라이벌전)에 대한 기대는 한껏 달아올랐다. 2015-2016시즌 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로 벌어지는 엘클라시코는 22일 오전2시15분 마드리드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현지 언론들은 메시가 최소한 교체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레알의 신임 사령탑은 흔히 '라파'로 불리는 베니테스. 과거 바르셀로나에 심심찮게 좌절을 안겼던 감독이다. 첫 엘클라시코를 맞는 베니테스는 메시의 복귀전을 초라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돌아온 메시, 베니테스에 홈 첫 패 안길까=아디다스는 18일 메시가 신을 새 축구화를 공개했다. 아디다스 측은 "엘클라시코에서 메시가 새 제품을 신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출전을 확신했다. 메시는 엘클라시코 역대 최다득점(21골)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리그 맞대결(4대3 바르셀로나 승)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하기도 했다. 마드리드 원정이었다. 홈·원정을 가리지 않는 메시가 레알에 올 시즌 홈구장 첫 패배를 안길지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레알은 리그 2위(7승3무1패·승점 24)로 순항하고 있지만 베니테스의 수비 위주 전술을 두고는 말이 많다. 베니테스는 엘클라시코 승리로 비난을 잠재울 계획이다. 베니테스는 바르셀로나를 괴롭힐 줄 아는 감독으로 꼽힌다. 2001~2004년 발렌시아의 황금기를 이끌었는데 당시 발렌시아는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경기에서 2승1무3패를 기록했다. 리버풀 감독이던 2007년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에서 2대1로 이겼다. 바르셀로나는 16강에서 탈락했고 리버풀은 준우승했다.
◇네이마르와 물밑 자존심 대결=메시의 라이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지만 이번에는 팀 동료 네이마르와의 비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마르는 메시가 빠진 10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몰아쳤다. 11골로 리그 득점 선두. 바르셀로나도 9승2패로 승점 3점 차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에서 모두 뛰었던 알폰소 페레스는 "네이마르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메시를 지워버렸다"며 "메시의 부상은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9골)만으로도 팀이 잘 돌아간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대표팀 감독인 둥가도 "요즘의 네이마르는 메시나 호날두보다 낫다"고 거들었다.
메시와 네이마르·호날두가 전부 출전한다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놓고 벌이는 경연장으로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수상자는 내년 1월 발표된다. 호날두는 최근 세 차례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맞대결에서 매번 득점하는 등 레알 입단 후 엘클라시코 15골을 자랑하지만 베니테스와의 불화설로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