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원장들이 보는 새해경제 특별좌담

[경제연구원장들이 보는 새해 경제 특별 좌담]
대등해진 중국을 혁신의 자극제로 삼아야.. 한중 FTA는 경쟁구도 심화
미 금리 인상 파고 높이기 전 가계&기업 부채 연착륙시켜야
새 경제팀 정책 일관성 유지 필요...양적 지표보다 질적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추격하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움직이지 않는 타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새로운 산업으로 계속 혁신하지 않고 12대 주력산업이 15년간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따라잡기 쉬운 목표라는 의미다. 중국과 좁혀진 기술격차를 걱정하기보다 중국을 혁신의 자극제로 삼아야 한다는 충고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위기의 전염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자 부담이 점점 높아질 기업·가계부채 문제를 2~3년 내 해결하는 것이 완전한 위기극복에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신문이 15일 서울 종로구 현대경제연구원에서 개최한 '2016년 경제 대예측 특별좌담'에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은 이같이 지적했다.

김도훈 원장은 "우리나라의 12대 주력산업이 우리 수출의 80%를 차지한 지가 15년 됐다"며 "계속 이볼빙(발전)하면 따라오기 힘들 텐데 정체돼 있으니 중국이 볼 때 우리는 쫓아가기 좋은 '움직이지 않는 타깃'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간 기술격차가 1.5년이니 2년이니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경쟁구도 격화는 우리 기업이 자극을 받아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인석 원장은 "최근 수출이 부진한 것은 세계경기 탓도 있지만 경제성장을 이끌던 주도산업의 사양화가 투영된 부분도 있다"며 "양적 지표보다 기업 수익성 등 질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권태신 원장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우리에게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가 나빠지면 위기가 전염될 수 있는데 이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며 "2~3년 내 부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강인수 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선·조민규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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