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결과 미츠비시와 덴소는 2009년 6월 GM이 실시한 전 세계 스크롤 콤프레서 구매 입찰에 참여하면서 첫 해 공급가격과 이후 공급가격을 사전에 짬짜미했다. 두 회사는 자체 분석 결과 시장에서 75~80달러 수준인 스크롤 콤프레서 가격 수준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저가 경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콤프레서는 자동차 에어컨에 쓰이는 주요 부품으로 덴소는 세계 스크롤 콤프레서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이고 미츠비시는 스크롤 컴프레서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당시 GM이 한국, 미국, 멕시코 법인에 발주한 물량은 3,500억 원 규모였으며 이 중 한국 GM 공급액은 1,400억 원에 달했다. 미츠비시와 덴소는 입찰 1년전 일본 사무실에서 수 차례 만나 투찰 가격을 합의했다. 이들은 증거은닉을 위해 첫 해 공급가격은 100달러에 가깝게 하되, 이후 연도별 할인율을 1%를 상한선으로 놓고 0%에 가깝게 투찰하기로 말을 맞췄다. 두 회사는 한국GM에 세 차례 견적서를 낸 직후 유선으로 접촉해 사전 합의 사항을 이행했는지 확인했다.
실제 최종 낙찰은 미츠비시가 받았는데 낙찰가격은 시장 가격보다 높은 90달러였고 할인율도 한국 GM의 예상(2%)보다 낮은 0.5%에 불과했다. 높은 가격과 낮은 할인율로 낙찰함으로써 이후에도 스크롤 콤프레서 가격을 높게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GM의 낙찰을 받은 곳은 미츠비시였지만 공정위는 덴버가 담합 논의에 참여하고 미츠비시 낙찰 이후 높은 가격대가 형성됨으로써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며 제재 대상에 포함 시켰다.
공정위는 미츠비시에 74억 800만원, 덴소에 37억 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과징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을 확정하면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미국은 같은 행위에 대해 2013년 9월 미츠비시 중공업에 159억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멕시코는 지난8월 미츠비시 중공업과 덴소에 모두 45억원의 벌금을 매겼다.
/세종=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