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한국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용호성)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매년 11월에 개최하는 문화 축제로 지난 10년간 임권택,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류승완, 이준익, 윤제균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영화제는 총 10개 부문에서 61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특별히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여성 영화 특별전 (The Lives of Korean Women through the Eyes of Women Directors)’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의 ‘미망인’(1955)을 비롯해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아름다운 생존’(2001) 등 한국 영화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여성 감독들의 작품 11편이 초청됐다. 이 밖에도 소녀도 어른도 아닌 스무 살 청춘들의 고민을 섬세하게 풀어낸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2001),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이현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연애담’(2015) 등이 상영된다.
최근 1년간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작품을 소개하는 ‘2015-16년 화제작’ 섹션에는 김성수 연출, 정우성, 황정민 주연의 범죄 스릴러 ‘아수라’(2016)를 비롯한 9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그 외에 일제 강점기, 청년 시인 동주와 행동하는 청년 몽규의 우정을 흑백 영상으로 담아 낸 이준익 감독의 ‘동주’(2015), 홍길동을 가상공간 속에 설정하여 재해석한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올해 최고의 흥행작 ‘부산행’으로 화제를 모은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 등이 상영된다.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 배우는 리젠트 스트릿 시네마와 런던 대학교 (SOAS, 동양 아프리카대)에서 일반관객 및 학생들과 직접 만난다. ‘아수라’는 티켓 판매 이틀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 관객들의 열띤 관심을 입증했다.
올해 영화제의 ‘배우 특별전’은 데뷔 46년차를 맞는 관록의 배우 백윤식을 조명한다. ‘믿고 보는 배우’로도 불리며 조연이든, 주연이든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 그의 연기 일생을 배우의 대표작 5작품을 통하여 소개한다. ‘지구를 지켜라’(2004), ‘범죄의 재구성’(2004), ‘싸움의 기술’(2006), ‘돈의 맛’(2012),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2015)을 통하여 그의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해마다 열리는‘고전 영화전’에서는 1970~80년대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영화감독 이장호의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 고전영화 전문가인 캠브리지 대학교 마크 모리스(Mark Morris) 교수의 프로그램으로 이장호 감독의 80년대 대표작 3편을 상영한다. 2013년 하버드 대학교 초청으로 첫 개인 회고전을 열은 바 있는 이장호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어우동’(1985),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8)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진다. 본 회고전 상영작들은 런던의 홍대라고도 일컬어지는 쇼디치 중심에 위치한 클로즈업 필름 센터에서 35미리 필름으로 선보인다.
폐막작으로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2016)은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제54회 뉴욕 영화제에 연달아 공식 초청받고,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는 감독상 수상이라는 낭보를 전하며 해외 평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