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보다 강력한 최순실 게이트…방산주 '대통령에 웃고 울고'

최순실 게이트에 방산주 나란히 신저가
강경 대북정책 변화 조짐에 '흔들'
국정공백으로 방산주 혼조세 유지될 것

‘최순실 게이트’가 박근혜 정부에서 철옹성 주가를 유지하던 방산주마저 흔들었다. 강경한 대북 정책이 완화할 것이란 예측에 굵직한 방산 기업이 일제히 연중 최저가를 다시 쓴 것. 특히 방산주 최대 호재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도 주가를 반등시키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LIG넥스원(079550)은 7% 이상 하락한 6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IG넥스원의 주가는 지난 달 25일부터 약 20% 가까이 주가가 떨어지다 이 날 장 시작부터 하락세를 보인 후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며 장을 마쳤다. 그간 7만원대 주가를 유지한 한국항공우주(047810)도 지난 일주일간 주가가 30% 이상 급락한 가운데 이 날 처음으로 주가가 5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중 신저가를 다시 썼다. 한화테크윈(012450)은 전 날 실적공시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6.9%, 83.4%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주가가 20% 이상 폭락했다. 소형 방산주 퍼스텍(010820)도 3.79% 하락해 최저가 기록을 세웠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방산주 하락의 원인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지목했다. 방산주는 그간 박근혜 정부가 적대적인 대북 정책을 펼치면서 수혜를 입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요 국정 연설에서 대북관계 악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방산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서 “차기 정권의 대북 정책은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방산주 투자 심리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 공백의 영향은 북한 미사일 위협도 이겨내지 못했다. 실제로 이 날 미국 폭스뉴스는 “북한이 1~3일 이내에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코스닥 일부 종목의 주가만 상승했을 뿐 주요 방산업체 주가는 하락세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방산주의 혼조세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국내 방산주는 정부의 대북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강력한 대북정책을 가진 정권이 흔들리면서 방산주의 수혜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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