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후폭풍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전 세계 주요 증시의 시가총액이 10~15% 사라지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25%나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과 유럽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세계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칫 개별 국가가 각자도생에 나설 경우 전 세계가 환율전쟁 또는 보호무역 전쟁에 휩싸일 수도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클린턴의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트럼프의 집권은 우리에게도 결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부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가세할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위험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가뜩이나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린다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별 시나리오를 서둘러 준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설마’하고 방심하다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으로 휘청일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