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게이트] 中·日 '영토분쟁'...韓 '崔게이트'...내달 3국 정상회의 물건너 가나

日 참석 여부 타진에 中 '침묵'
韓도 정국 요동에 일정 불투명

지난해 11월15일 서울 청와대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가운데) 대통령과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다음달 초 개최를 목표로 했던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무산될 위기다. 올해 의장국인 일본은 지난 9월 말 한중 정부에 공식적으로 참석 여부를 타진했지만 현재까지 중국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한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혼란에 빠진 탓이다.


아사히신문은 2일 일본 외교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12월3~4일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가 계획대로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날짜를 통보한 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중국 정부로부터 (참가 여부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중국이 외교적 관례를 어기면서까지 확답을 주지 않은 것을 두고 영토분쟁이 불거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일본 측 대응을 끝까지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12월 중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에 만약 3국 정상회의 일정이 계획된 대로 열리지 않으면 연내 개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정국을 휩쓴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참석도 불가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참석 요청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국정 마비를 몰고 온 최순실 스캔들로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이날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 “8월 3국의 외교장관들이 모여 추진에 공감했기 때문에 날짜가 정해지면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안다”며 참석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문은 그러나 “혹시라도 박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벌어진다면 해외로 나올 수 없다”는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의 우려를 전했다.

한편 한중일 정상회의는 2008년 시작돼 3국이 번갈아 의장국을 맡으며 2012년 중국에서 5차 회의가 열린 뒤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6차 회의가 개최되며 재개됐다. 1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의) 내정에 관련된 언급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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