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에서는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선봉에 섰다. 트럼프가 여성비하 발언으로 지원유세를 포기하며 선긋기에 나섰던 라이언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에게 조기 투표했다”며 태도를 180도 바꿨다. 7월 전당대회에서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며 트럼프 반대에 앞장섰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3일 경합주인 아이오와주와 미시간주를 돌며 트럼프 지지유세를 벌였다. 반(反)트럼프에 앞장섰던 두 사람의 태도 변화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유세장보다는 자신의 호텔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대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던 트럼프는 이날 하루에만도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을 누비며 표몰이에 나섰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에서 첫 단독유세를 했으며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도 유세에 동원됐다.
클린턴과 경선에서 맞붙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오하이오 등에서 젊은 층을 공략하며 클린턴의 딸 첼시도 위스콘신에서 캠페인을 벌인다. 클린턴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를 누비며 유세를 했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박빙이다. 한때 10%포인트 차이로 벌어졌던 두 후보의 지지율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힌 지난달 28일 이후 0~3%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인 셈이다. 특히 라스무센리포트 조사(조사기간 10월31일~11월2일)에서는 트럼프가 45%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44%)을 역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리얼클리어폴리틱스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클린턴 226명, 트럼프는 164명의 대의원을 사실상 확보해 어느 쪽도 매직넘버(270명)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승부는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등 11개 경합주 대의원 148명에게 달려 있다. 이 가운데 뉴햄프셔는 처음으로 트럼프가 40%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39%)을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으며 트럼프가 뒤지던 콜로라도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39%로 동률이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지지자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꺼리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 유권자가 승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분석가 스티브 힐턴은 “샤이 트럼프가 선거를 뒤흔들 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오하이오 등 일부 경합주에서는 이들이 뜻밖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