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업계 빅뱅 후 1년] 투자자산 다변화하고 개인유치 사활...부동산 넘어 '대체투자 운용사' 변신

<중>진화하는 부동산 자산운용사들
치열해진 경쟁에 "변해야 산다"
개인 간접투자상품 출시 앞다퉈
부실채권·SOC 투자도 속속 채비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김대영 경영부문 대표와 조갑주 국내부문 대표는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운용사를 방문해 그들의 전략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변해야 살아남는다’.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이지스와 같이 업계 선두권을 달리는 업체들이 앞장서서 이 같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른 운용사들도 생존을 위한 변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을 넘어 대체투자 운용사로 진화=이지스는 올 초 ‘특별자산투자본부’, ‘부실채권(NPL)운영본부’등 2개의 사업본부와 개인투자팀을 신설했다. 특별자산본부는 지금까지 이지스가 주력했던 오피스, 물류센터, 호텔 등 부동산이 아닌 임대주택을 포함해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항공기, 공연, 영화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 초부터 투자자 모집에 나선 NPL 펀드 조성도 마무리됐다. 이지스 관계자는 “3,400억원 규모의 투자확약서(LOC)를 받았고 은행의 NPL 입찰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고 말했다. 이지스는 투자 대상 확대 외에도 최근 인사동에 위치한 쌈지길을 인수하면서 자산관리(PM) 회사를 사들이는 등 부동산자산관리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 이지스는 PM회사 인수 후 오피스와 리테일 부문의 PM 전문가를 영입했으며, 현재 운용 중인 자산의 PM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한 신생 자산운용사 대표는 “부동산 분야는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 계속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대체투자 전 분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 유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올해 들어 부동산 공모 시장이 다시 부활했다. 지난 2011~2015년 5년간 명맥이 끊겼으나 올해는 하나자산운용의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등 이미 2개의 부동산 공모 펀드가 투자자 모집을 끝냈으며, 이달 말에는 이지스가 첫 공모 펀드의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미래, 이지스, 하나는 부동산 펀드 설정 규모 기준으로 업계 1~3위를 달리는 운용사다. 이처럼 업계 선두권을 달리는 운용사들이 앞장서서 개인투자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 보인다.

지금까지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에서 개인들의 존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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