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최근 VC 임직원들의 부정행위와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사 대상인 VC는 우선 두 곳으로 알려졌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직무상 알게 된 A·B사의 내부정보를 장외주식 거래에 활용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종목은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가 부정 거래한 종목이기도 하다. 검찰은 이씨가 VC들과 결탁한 정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피해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A사 지분을 가진 VC 임직원(심사역)들은 기술수출 계약파기라는 악재성 정보를 이씨에게 부정하게 흘렸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가 지난 9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원 건물을 나서는 모습./연합뉴스
이어 미공개 정보를 받은 이씨는 이런 사실을 숨긴 채 “기술수출 계약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A사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시세보다 비싼 16만원에 사도록 권유했다.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료 증권방송을 통해 A사 주식이 급등할 것이라고 집중 소개했다. 결국 계약 파기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A사 주식은 4만원대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이씨의 말을 믿고 비싼 주식을 사들인 회원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반면 VC 심사역들은 주가가 최고치에 달한 시점에서 보유 지분을 매각해 이득을 취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VC 심사역들은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초기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들 기업의 경영 정보를 가장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위치다. 하지만 이를 감시할 만한 시스템은 사실상 없다. 120여개 VC를 관리하는 중소기업청의 담당 인력이 2, 3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허술한 관리 체계와 불투명한 사설 장외주식 시장을 바로잡지 않는 한 유사 사례가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