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은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조상들은 이맘때부터 본격적인 겨울채비를 하기 시작했던 날.
예로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인 11월 말에서 12월 초인 입동 5일 전후를 김장하기 제일 좋은 시기로 생각했다. 김치의 주재료인 채소가 얼기 전에 하는 것이 좋고 날씨가 너무 따뜻할 경우 김치가 쉽게 시어질 수 있기 때문.
이에 입동에는 이듬해 봄까지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담가 겨우내 땅 속에 묻어 두었다.
또한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는 미풍양속이 전해지고 있다. 치계미란 원래 꿩·닭·쌀을 가리키는 말로 사또의 밥상에 오를 찬값이라는 뇌물을 의미한다. 입동·동지·제석 날에는 어른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치계미라고 일컫기도 한다. 예로부터 마을 어르신들을 부모님과 같이 공경하는 풍습을 보여줬다.
추어탕 역시 입동에 먹는 별미. 이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포획할 수 있다.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 불렀다.
입동 무렵에 점을 치는 풍속이 전해오는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일컫는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어 눈길을 끈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속담으로 내려오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