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처럼 바이오의약품에서 희소식이 자주 들리는 것은 글로벌 시장 동향과 관련이 있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국가·기업 간 치열한 경쟁을 유발할 정도로 다른 산업 시장보다 그 규모가 월등히 크다. 2014년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규모가 약 825억달러인 데 반해 바이오의약품은 두 배가 넘는 1,790억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대표적인 성장 산업으로도 꼽힌다. 저성장·저물가라는 ‘뉴노멀’ 시대에 국가와 기업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한 모든 투자와 노력을 기꺼이 감수한다. 2015년 전 세계 인수·합병(M&A) 총 규모는 4조2,763억달러(4,873조원)로 그 중 제약·바이오 분야의 M&A는 총 5,165억달러(588조6,000억원)에 달한다. 좀 더 들여다보면 화이자·바이엘·노바티스·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바이오 벤처의 M&A와 전략적 제휴를 감행하고 있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처럼 기업 간 기술도입도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M&A와 기술 도입, 연구 제휴를 통한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강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체들이 이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재육성과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는 길밖에 없다. 정부는 학계·연구소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의 ‘랩투마켓(Lab to Market)’이 가속화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랩투마켓은 ‘실험실에서 시장으로’라는 뜻으로 기술 확보에서 사업화까지 유기적으로 선순환되는 것을 말한다. 대학·연구소에 대한 적절한 R&D 투자를 통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이오벤처·스타트업의 기술 사업화와 연계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선순환 시스템이 정착되면 많은 기업들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술을 수출할 수 있게 되고 M&A가 일어나고 바이오의약품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이 길고 어려워 보이나 신생기업 셀트리온이 해냈고 코오롱생명과학이 해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바이오제약산업에서 최적의 ‘서핑 포인트(surfing point)’가 될 것이다.
주광수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