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대선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각각 당선된 다니엘 오르테가(70) 대통령과 영부인 로사리오 무리요(65)가 수도 마나과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EPA=연합뉴스
부인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운 다니엘 오르테가(70) 니카라과 대통령이 통산 4선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초로 부부 정, 부통령이 탄생했다. 니카라과 선관위는 7일(현지시간) 99.8% 개표 결과, 집권당인 좌파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후보로 나선 오르테가 대통령이 7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고 국영 신문인 엘 19가 전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자신의 부인을 내세웠다.
오르테가는 현 집권당인 FSLN을 이끌던 1979년 친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1990년 재선에 실패한 뒤 1996년과 2001년 대선에도 출마해 낙선했으나 2006년과 2011년에는 연이어 당선에 성공했다.
그는 임기 중 각종 사회보장 정책을 실시하고 친기업 정책을 통해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치안도 개선해 전 국민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빈곤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르테가 대통령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65) 여사는 시인이자 작가로 정부 대변인 등을 지낸 인사다. 무리요는 오르테가의 정치적 후원자이자 동료로 활동하며 각종 사회복지 정책을 입안해 오르테가의 대중적 인기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이번 선거가 ‘오르테가 독재 가족 왕조 건설을 위한 희극’이라고 비판하며 투표불참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도 성명을 내 이번 선거가 일부 야권 인사가 참여하지 못하고 감독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채 진행되는 바람에 선거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실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선관위는 등록유권자 380만명 가운데 65%가 투표했다고 밝혔다.
부부가 함께 정, 부통령에 당선돼 이른바 ‘퍼스트 커플’이 되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