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중국에서 전격 귀국한 직후 체포된 차씨를 상대로 횡령·공동강요 혐의를 중심으로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체포영장에 적시한 혐의 외에도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고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대통령이 ‘찬조출연’한 행사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섰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독 차씨가 주최하거나 차씨와 관련이 있는 행사에 자주 등장했다. 차씨는 이를 이용해 세 과시를 하거나 자신과 밀접한 관계의 회사들이 광고를 싹쓸이하는 등 이권 개입의 흔적을 곳곳에 남겼다. 2014년 8월 차씨가 연출한 뮤지컬을 선보인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박 대통령은 직접 무대에 올라가 “문화 융복합의 첫걸음이라는 데서 의미가 큰 공연”이라며 극찬을 했고 같은 해 11월에도 차씨가 개입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를 통해 차씨의 위세는 한층 높아졌고 이후 다양한 국가 행사에 개입하게 됐다.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가 초반에는 차씨의 위세를 높여줬다면 이후에는 차씨가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차씨가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은 동안 전국 17개 민관합동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홈페이지 구축사업을 차씨와 관련이 있는 회사로 알려진 유라이크커뮤니케이션즈가 모조리 따냈다. 이 회사는 일정 금액 이상은 공개입찰을 해야 한다는 점을 피하고자 센터별로 나눠서 수의계약을 하는 등 많은 의혹을 드러내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도 박 대통령이 대부분 참석했다. 차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도 5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당시 행사 연출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KT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광고를 집중적으로 수주했다. 검찰은 이 회사 대표이자 차씨의 측근인 김홍탁씨를 소환해 차씨가 대기업을 압박해 광고 일감을 자신의 회사에 몰아주게 시켰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이 기공식에 직접 참석한 1조4,000억원 규모 사업인 K컬처벨리사업도 차씨가 주도하면서 각종 특혜 논란이 일었다. 사업자로 CJ가 선정된 과정 등 CJ가 부당한 특혜를 받을 수 있게 차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차씨와 함께 지난해 12월 CJ E&M 본사 건물에서 열린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도 나란히 참석해 이런 의혹을 더욱 가중시켰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