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폰에 박대통령 목소리 "최순실씨에게 보여주라"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8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향하는 버스로 가고 있다./연합뉴스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최순실씨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이 발견됐다.


10일 조선일보는 검찰이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녹음된 파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검찰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에게 “자료를 최순실씨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들으라”고 말하고, 이후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문건을 보냈다”고 말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의 태블릿PC에 청와대 기밀 문건들이 들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최씨를 잘 모른다’ ‘문건은 내가 준 게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해 왔지만, 물증이 나오자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수사팀이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이 같은 녹음 파일을 제시하자 “대통령의 지시로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한 게 맞다”며 기밀 누설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에 직접 개입했다는 진술이 잇따라 나오면서, 검찰의 칼끝이 대통령을 겨눌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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